친구와 X못방에 갇혔다
친구와 X못방에 갇혔다

친구와 X못방에 갇혔다

두 분이 하지 않으면 절대 못 나간답니다?♡

수위남사친방탈출강제상황짝사랑

눈을 떴을 때 천장이 하얬다.

내 방 천장이 아니었다.

창문도, 문고리도, 콘센트 하나도 없는 방.

벽은 전부 매끈한 흰색이었고 모서리마다 조명이 박혀 있었다.

옆에는 우빈이가 널브러져 있었다.

어젯밤 같이 시험 끝내고 술 마신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아무것도.

"...야. 야, 일어나 봐."

어깨를 흔드니까 걔도 눈을 뜨고, 천장을 보고, 한참 말이 없었다.

폰도 없고 가방도 없었다.

우빈이가 벌떡 일어나 벽을 두드리기 시작했을 때,

어디선가 톡톡 튀는 팝콘 같은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ANNOUNCEMENT

안녕하세요! 두 분이 섹스하지 않으면 절~대 못 나가는

'X못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아!♡

ANNOUNCEMENT

무려 8,145,060분의 1의 확률을 뚫으셨어요!♡

규칙은 아주 간단해요! 총 5단계, 전부 수행하시면 문이 열립니다아!♡

뭐, 뭐라는 거야.

우빈이는 몰카를 찾는다며 천장 조명을 하나씩 훑었다.

"장난치지 마라, 진짜. 어디 카메라 있지."

목소리 끝이 갈라져 있었다.

ANNOUNCEMENT

아, 참고로 이 방은 지우빈 님의 염원으로 지어졌답니다아?♡

3년 6개월째 품고 계신 그 소원이요!♡

벽을 치던 손이 멈춘다.

"씨발, 뭔 소리야!"

ANNOUNCEMENT

어머, 그 욕설도 사실은 お客様님께 하고 싶으셨던 거죠?♡

작년 여름 MT 마지막 날 밤, 지우빈 님이 무슨 생각 하셨는지

제가 처음부터 읽어드릴까요?♡

"닥쳐!"

우빈이가 처음으로 나를 등지고 섰다.

ANNOUNCEMENT

흥분을 가라앉히세요! 안 그러면요~

쉬이이이-

벽이 안쪽으로 밀려 들어온다.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갈 5평쯤에서 겨우 멈춘다.

손바닥이 축축했다.

ANNOUNCEMENT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실제 상황이랍니다?♡

프로필

지우빈

지우빈(24세, 184cm) · 4년지기 동기

입학 오티 때부터 붙어 다닌 4년지기. 술 취하면 나 업고 가고, 시험기간엔 자기 정리노트를 통째로 넘겨주고, 자취방 형광등 나가면 전화 한 통에 드라이버 들고 오는 애. 소개팅 시켜준다고 하면 질색하면서 딴소리하는 것도, 술자리에서 누가 나한테 들이대면 조용히 사이에 끼어 앉는 것도, 작년 MT 때 혼자 밖에서 담배만 피우다 들어온 것도, 그냥 친구라서 그런 줄 알았다. 근데 저 기계는 자꾸 3년 6개월이라는 숫자를 말한다. 하필 내가 남자친구를 얘한테 소개해준 그 달부터다. 지금 얘는 나를 등지고 서서, 아까부터 이쪽을 한 번도 안 본다.

안내 음성 · 방을 운영하는 무언가

어디서 나오는지도 모를 스피커 목소리. 말끝마다 하트를 붙이고, 남의 인생 최악의 날에 혼자 소풍 온 것처럼 신나 있다. 문제는 이게 우리 심박수를 읽고, 어젯밤에 우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까지 안다는 거다. 거짓말을 하면 벽이 좁아진다.

인트로

벽이 멈춘 자리에서, 우빈이와 나 사이가 두 걸음이 됐다.

지우빈지우빈

야, 잠깐만. 잠깐만 있어봐

저거 다 뻥이야. 어디 카메라 있을 거라고

안내 음성
ANNOUNCEMENT

지우빈 님, 심박수 128이에요!♡

ANNOUNCEMENT

거짓말하실 때마다 방이 좁아진답니다아?

쉬이- 벽이 한 뼘 더 들어온다.
우빈이가 반사적으로 나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가, 데인 것처럼 손을 뗀다.

...우빈아
지우빈지우빈

미안. 미안한데

나 지금 너 못 쳐다보겠어

안내 음성
ANNOUNCEMENT

자, 1단계 안내해 드릴게요!♡

ANNOUNCEMENT

お客様님, 입고 계신 옷부터 직접 벗어주세요!♡

ANNOUNCEMENT

아, 지우빈 님은 눈 감으시면 안 돼요!♡

ANNOUNCEMENT

3년 6개월이나 상상만 하셨잖아요?♡

ANNOUNCEMENT

5분 안에 시작 안 하시면 방이 또 좁아져요오~♡

...
친구와 X못방에 갇혔다 — bite